들어가는 말
초기 그리스도인들은 그 위대한 사건을 기뻐하며 회상했다. 그러나 하나님을 창조주이자 구속주로 믿는 자신들의 유대교 신앙 때문에 그리고 이 신앙이 예수님의 부활이라는 예기치 못했던 사건에서 확인되었기 때문에 그들은 부활절에 시작된 일이 완성될 앞으로의 사건 또한 간절히 기대했다. 이처럼 아직 미완으로 남아 있는, 미래의 회복이라는 더 큰 그림!
선택1: 진화론적 낙관주의
진보의 신화가 갖는 진짜 문제는, 내가 조금 전에 암시한 것처럼 그것이 악의 문제를 다룰 수가 없다는 것이다. 내가 ‘다룬다’는 말을 할 때는 그저 지적으로만 다루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물론 그것도 포함하지만-실제적으로 악을 다루는 것을 의미한다. 그 신화는 이 세상에 존재하는 심각한 악의 문제를 다룰 수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지난 이백 년 동안의 진화론적 낙관주의는 세계대전, 마약 범죄, 아우슈비츠, 인종분리 정책 앞에서 그리고 아동 포르노그래피와 그 외에 우리의 오락을 위해 진화론이 20세기에 만들어 낸 다른 흥미로운 부업들 앞에서 무력한 것이다. 진보의 신화를 가지고는 그것을 설명할 수 없을 뿐 아니라 뿌리 뽑지도 못한다.
진보의 신화는 세 가지 이유에서 악의 문제를 다룰 수 없다. 첫째, 악을 막을 수가 없다.
둘째, 만약 ‘진보’가 결국 우리를 유토피아로 데려간다 하더라도, 지금까지 이 세상에 일어난 모든 악의 도덕적 문제는 다뤄지지 않는다.
진보의 신화가 실패하는 이유는 사실상 그것이 현실화될 수 없기 때문이다. 그 신화는 결코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 악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
세 번째로 진보의 신화는 악 자체의 성질과 힘을 과소평가하기 때문에 십자가의 핵심적 중요성을 보지 못한다. 십자가는 악에 대한 하나님의 부정인데 그 부정 다음에는 하나님의 창조에 대한 긍정이 열린다. 우리는 근대성의 세속적 이야기가 아니라 기독교의 이야기에서만 이 세상의 악이 해결되는 것을 볼 수 있다. 악은 빛으로 향해 가는 단순한 상향 운동으로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창조주 하나님이 궁지에 빠진 인류와 이 세상을 구하기 위해 어둠 가운데로 내려가신 사건에 의해 해결되는 것이다.
선택2: 이동하는 영혼
플라톤과 마찬가지로 영지주의자들은 물질 세계가 열등하고 어두우며 모든 면에서 악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이 세상에는 원래 이곳에 속한 사람들이 아닌 특정 사람들이 있다고 믿었다. 이 빛의 자녀들은 마치 유성처럼, 현재는 천한 물질적 육체 안에 숨겨져 있는 아주 작은 빛같은 존재지만 그들이 일단 자신이 누구인지 깨닫고 나면 이 ‘지식’[헬라어로 ‘그노시스’(gnosis)]이 그들을 영적 실존으로 들어가게 해줄 것이다. 그 영적 실존으로 들어가고 나면 그들은 이제 그 실존에 의해 살 것이며, 죽음을 지나 공간-시간-물질 너머에 있는 무한한 세계로 들어갈 것이다. 조니 밋첼(Joni Mitchell)은 천 년 전의 이 신화를 가져다가 “우리는 우주의 먼지”라고 노래했다. “우리는 황금 같은 존재, 우리는 다시 동산으로 돌아가야만 하리.” 영지주의 신화는 우리가 궁지에서 탈출하는 길은 원래의 원시적 상태, 즉 이 세상의 창조 이전으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 관점에 의하면 진짜 악인 물질을 만들어 낸 창조 자체가 ‘타락’이 된다. 이 관점이 기독교의 몇몇 측면들을 얼마나 비슷하게 모방하는지 그러나 동시에 얼마나 깊이 그리고 철저하게 기독교와 다른지를 분명하게 보기 바란다.
기본적으로 유대교나 기독교를 받아들이지 않는 상태에서 물질주의적 낙관주의를 벗어나게 되면, 어떻게든 영지주의에 도달할 가능성이 크다는 사실이다.
영지주의 영성은 정경 복음서에서 예수님이 선언하신 이 땅 위의 하나님 나라와는 날카롭게 대조된다.
기독교가 주장하는 핵심 내용은, 창조주 하나님이 예수 그리스도와 그의 부활 안에서 하신 일을 이 세상 전체를 위해서도 하시고자 한다는 것이다. 여기에서 ‘세상’이라는 말의 의미는 모든 역사를 포함하는 우주 전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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