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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 서적/완전한 진리-낸시 피어시

부록 1_ 미국의 정치는 어떻게 세속화되었는가/완전한 진리-낸시 피어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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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계약론

토마스 홉스는 죽음을 두려워하는 것이 정치질서의 궁극적 기초라고 주장했다. "자연 상태"는 적대적이고 폭력이 난무하는, 이른바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이다. 죽음의 위협이 모든 것 위에 드리워져 있고 인생은 "외롭고 가련하고 더럽고 잔인하며 짧은" 것이다. 각 개인은 자기 생명을 보존할 자연스런 "권리"를 갖고 있으며 그것을 위해서는 무슨 짓을 해도, 심지어는 도둑질이나 살인까지 해도 괜찮다. 개개인이 자기 방어권 같은 특정한 권리를 자발적으로 포기하고 그것을 시민 당국에 양도한다면 더 유쾌한 삶을 살 수 있으리라고 결정하는 시점에서 국가가 발생하는 것이다. 이 같은 권리 양도를 계약이라 하며, 홉스에게는 이것이 도덕적 의무의 기초가 된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사회적 의무라는 것이 더 이상 공의 같은 초월적 원칙에 의거하거나 시민사회를 위한 "공동선"에서 유래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사회적 의무는, 사람들이 자신의 이해관계에 따라 권리 일부를 계약에 의해 양도하기로 결정할 때에 발생하는 순전히 개인적 선택의 산물일 뿐이다. 이는 시민사회의 기초가 보다 고상한 선이 아니라 개인의 자기보존을 위한 생물학적 충동에 있다고 보는, 다윈보다 앞선 자연주의의 한 형태인 것이다.




존 로크

사회계약론자들 모두가 정치질서의 궁극적 기초를 순전히 세속적인 데 둔 셈이다. 그들은 종교에서 유래한 도덕적 이상이 아니라, 순전히 자기보존이라는 자연스런 생물학적 본능에서 시민사회의 토대를 찾았다. 정치적 정통성의 유일한 근원은 바로 각기 고립된 자율적인 개인들의 합의라는 것이다.

사회계약론은 인간 본성에 대해 전혀 비현실적인 개념을 전제로 삼고 있다. 자연 상태라는 시나리오에 등장하는 원자론적 피조물은 독립적이고 충분히 성숙하며 자율적인 개인의 모습을 띠고 있다."

사회계약론은 "자신의 어린 시절을 잊어 버린 것이 분명한, 자녀 없는 남자들의 견해다." 생물학과 역사는 둘 다 인간이 태어나면서부터 사회적 존재임을 가르치고 있다.

이처럼 비현실적인 전제에서 출발했음에도 불구하고, 사회계약론은 미국에서 가장 지배적인 정치이론이자 세속화를 부추기는 강력한 세력이 되었다. 초월적인 도덕적 이상을 거부하고 생물학적 충동이라는 가장 낮은 수준의 공통분모를 정치질서의 토대로 삼은 것이다. 종교적 관점은 주변으로 밀려난 반면에, 국가는 근대사회에서 핵심적인 위치를 이양받게 되었다. 당시의 많은 복음주의자들이 세속적 정치철학, 특히 존 로크의 사상을 수용했다.

하층부를 철학적 중립지대로 취급한 탓에, 그리스도인은 이질적인 철학을 인식하는 데 실패했고 때로는 자기도 모르게 그것을 수용한 것이다. 

인간은 본질상 도덕적 존재이며, 우리는 공동의 삶에서도 가장 높은 도덕적 이상이 표출되기를 갈망한다. 궁극적으로 시민생활에 대한 세속적 견해는, 공평과 정의에 헌신하는 도덕적 공동체 가운데서 더불어 살고 싶어하는 인간의 절망을 채워 줄 수 없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