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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 서적/다시보는 로마서-박영선 목사

24. 끊을 수 없으리라_사랑, 운명을 나누는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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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31그런즉 이 일에 대하여 우리가 무슨 말 하리요 만일 하나님이 우리를 위하시면 누가 우리를 대적하리요 32자기 아들을 아끼지 아니하시고 우리 모든 사람을 위하여 내주신 이가 어찌 그 아들과 함께 모든 것을 우리에게 주시지 아니하겠느냐 33누가 능히 하나님께서 택하신 자들을 고발하리요 의롭다 하신 이는 하나님이시니 34누가 정죄하리요 죽으실 뿐 아니라 다시 살아나신 이는 그리스도 예수시니 그는 하나님 우편에 계신 자요 우리를 위하여 간구하시는 자시니라 35누가 우리를 그리스도의 사랑에서 끊으리요 환난이나 곤고나 박해나 기근이나 적신이나 위험이나 칼이랴 36기록된 바 우리가 종일 주를 위하여 죽임을 당하게 되며 도살 당할 양 같이 여김을 받았나이다 함과 같으니라 37그러나 이 모든 일에 우리를 사랑하시는 이로 말미암아 우리가 넉넉히 이기느니라 38내가 확신하노니 사망이나 생명이나 천사들이나 권세자들이나 현재 일이나 장래 일이나 능력이나 39높음이나 깊음이나 다른 어떤 피조물이라도 우리를 우리 주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하나님의 사랑에서 끊을 수 없으리라 (롬 8:31-39)





우리를 붙드시는 사랑

하나님의 사랑이면 충분하고도 남습니다.


대상이 있어야 하는 사랑

여기서는 하나님의 사랑, 하나님의 의지, 하나님의 능력 그 자체에 강조점이 있지 않습니다. 이 모든 하나님의 속성이 바로 우리를 대상으로 하신 것이라는 점이 중요합니다. 로마서 8장 31절 이하의 약속이 우리를 대상으로 삼으신 하나님의 속성이라는 것을 놓치면, ‘하나님 홀로 그 속성과 능력에서 신실하시며 전능하시다’로 그치게 됩니다. 나와는 상관없는 하나님만의 이야기가 되고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우리는 늘 자신의 부족함 때문에 죽어납니다.
대상을 빼놓고 사랑을 이야기하는 것은 다 거짓입니다.
하나님의 성실하심과 큰 능력만 강조하고 성경이 강조하는 ‘우리’를 간과하면 이 둘의 간격만 너무 넓어질 뿐, 우리 자신에게는 아무 힘이 되지 않습니다. 이처럼 사랑이란 대상을 떠나서는 홀로 성립하지 않습니다. 이 사실을 놓쳐서는 안 됩니다.
사랑이 추상 명사나 공허한 명분이 되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사랑은 오래 참음이다, 오래 참음이란 상대를 참아주는 것이다, 이처럼 사랑에 대한 정의가 우리의 생각과는 다르게 되어 있습니다.

사랑에는 대상이 있습니다. 사랑은 홀로 멋진 것으로 존재하지 않습니다. 사랑은 대상 없이 자신을 혼자 치장하는 말로는 쓰일 수 없습니다. 오래 참고 온유하며 시기하지 않고 자랑하지 않고 교만하지 않고 무례히 행하지 않는다는 것은 전부 대상이 있어야 가능한 이야기입니다. ‘하나님의 사랑에서 우리를 끊을 수 없다’는 말은,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사랑은 우리라는 대상이 없이 하나님 홀로 하실 수 없는 사랑이며, 우리를 위하여 찾아오신 사랑이며, 우리를 놓지 않으시는 사랑이라는 것입니다. 바로 십자가로 보이신 사랑입니다. 성경이 하고 싶은 이야기가 이것입니다.
대상이 없는 사랑이 난무합니다. 그러나 여러분이 먼저 사랑해야 합니다. 사랑을 해야 하고 또한 사랑을 받을 줄도 알아야 합니다. 우리 각자가 실제로 해야 하는 것입니다. 상대방에게 “너 좀 웃고 다녀!”라고 말하지 말고 그를 웃게 만드십시오. “얼굴 좀 찡그리지 마!”라고 말하지 말고, 그 사람이 미소 짓고 다니도록 해 주십시오. 사랑하십시오. 인류를 사랑하고 나라를 사랑하고 안 보이는 사람을 사랑하기 전에 지금 만나는 사람을 사랑하십시오. 성경이 하는 말씀입니다.

쇼생크 감옥의 구원

쇼생크 감옥이 구원 받는 이야기입니다.
쇼생크는 이집트 왕의 이름입니다. 이집트 왕의 공식 직함은 ‘바로’이고 실제 왕의 이름은 각기 다른데, 아무튼 쇼생크는 이집트의 22대 왕조를 연 왕입니다. 구약학에서는 이 왕이 ‘세숑크’(Sheshonk) 또는 ‘시사크’(Shishak)로 알려져 있는데, 우리 말 성경에서는 ‘시삭’으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열왕기에서 나중에 북 이스라엘의 왕이 되는 여로보암이 솔로몬의 아들인 르호보암 왕에게 반기를 들었다가 망명하게 된 곳이 바로 이 시삭이 다스리는 애굽입니다. 여기에 ‘시삭’이라는 이름이 나옵니다.
‘쇼생크의 구원’은 이런 의미에서 ‘애굽의 구원’을 의미합니다. 애굽은 핍박자였습니다. 핍박을 당한 자가 아니라 핍박한 자인데도 쇼생크가 구원을 받는 것인 것입니다. 이런 기독교적 이해가 없으면 이 영화를 제대로 이해하기가 어렵습니다.
앤디가 한때 자기들과 동료였다는 이유로 앤디의 탈옥은 남아 있는 모든 자들에게도 구원이 되기 때문입니다.
“앤디가 우리더러 동료라고 했지? 우리가 앤디의 동료래”. 여기가 중요한 부분입니다. 그 죄수들은 모두 앤디의 동료이기 때문에 앤디의 탈옥은 곧 자기네의 탈옥이 됩니다. 남아 있는 자들은 여전히 감옥에 갇혀 있지만 이제 그곳은 더 이상 감옥이 아닌 것입니다. “글쎄, 앤디가 그랬어. 앤디가 그때 〈피가로의 결혼〉을 틀어 놓은 벌로 붙잡혀서 한 달 동안 독방에 갔잖아”. 쇼생크는 그들을 더 이상 죄수로 가둘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자유인이 누리는 자유와 여유가 그들에게도 이미 넘쳤기 때문입니다.


인간의 모든 현실을 묶으신 예수처럼

예수가 이 땅에 인간으로 오셔서 인생을 살고 십자가에 죽고 부활하자, 더 이상 세상은 죽음이라는 위협과 공포로 우리를 묶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예수가 오시자 그가 참여한 모든 자리와 모든 정황 속의 모든 사람은 그의 동료와 형제가 되어 예수의 구원에 묶이게 됩니다. 이것을 사랑이라고 합니다. 사랑이란 그저 좋은 소리나 해 주고 속을 다 꺼내 놓고 진심을 마구 확인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누구와 묶는 것입니다. 운명과 현실을 묶고 모든 결과를 함께 나누는 것입니다.
예수가 육체로 오셔서 육체의 동료가 되십니다. 그의 부활로 그와 묶인 육체는 부활할 수 있게 됩니다. 그가 부활하심으로 말미암아 그가 오셨던 자리에 있던 사람들, 그가 함께한 모든 자들은 그 안에 함께 있게 됩니다. 하나님께서 예수 그리스도를 보내신 것을 사랑이라고 이야기하는 이유입니다. 그는 이 땅에 오실 때 아버지의 기뻐하심을 따라 오셨습니다. 아버지와 아들이 하나입니다. 사랑으로 말입니다. 사랑은 운명을 나누는 연합입니다. 그가 와서 우리와 같은 육체가 되어 우리의 현실, 우리의 실존에 들어오심으로 우리를 자기와 하나로 묶습니다. 이것을 사랑이라고 합니다.
예수는 자기를 죽음에서 능히 구원하실 이에게 심한 통곡과 눈물로 간구합니다. 화를 내고 억울해 하고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경외하심으로 인생을 감당합니다. 하나님과 사랑으로 묶여 있는 분이신데 눈물과 통곡으로 간구해야 하는 자리에 오셨습니다. 그렇게 우리의 존재와 자신을 묶으신 것입니다.
예수께서 다 묶어 내십니다. 예수가 묶지 못할, 구원해 내지 못할 삶의 영역은 없습니다. 이것이 사랑이며, ‘우리를 우리 주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사랑에서 끊을 수 없으리라’는 말씀이 갖는 의미입니다. 그러므로 예수는 우리의 구원자가 되시며 대제사장이 될 수 있는 것입니다.
예수의 성육신과 고난과 죽음과 부활이 모든 인류를 묶은 하나님의 사랑의 능력이요 방법이듯, 우리가 이 시대를 살고 이 나라에 살고 누구의 이웃이 되는 것으로 하나님은 우리를 누군가와 묶으십니다.
다 받아 내십니다. 다 받아 품에 안으십니다. 인류 역사상 유례가 없는 사랑입니다. 아무도 다시 할 수 없는 사랑을 하셨으며, 가장 억울하고 부끄럽고 고통스러운 길을 가셨습니다. 예수는 어떤 인생도 예외 없이 당신의 품안에 안으십니다. 보상을 받으려고 그러신 것이 아닙니다. 그러니 우리도 그렇게 살아야 합니다. 우리가 이 땅끝에 와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서 있는 자리가 땅끝입니다. 우는 자리, 할 말 없는 자리, 억울한 자리, 견딜 수 없는 자리에 하늘과 땅의 모든 권세를 가지신 예수께서 우리를 보내신 것입니다. ‘볼지어다 내가 세상 끝날까지 너희와 항상 함께 있으리라’고 말씀하십니다.
여러분이 있어서 이웃이 위로를 받게 하십시오. 편들어 주고 같이 울고 같이 웃으십시오. 줄 것은 아무것도 없더라도 내가 살아있는 것이 하나님이 일하시는 방법이라는 것을 기억하십시오. 여러분이 서 있는 자리에서 하나님이 무엇을 하시는지, 여러분이 거부하고 싶은 여러분의 인생으로 하나님이 어떻게 일하시는지를 확인하고 자랑하는 복을 누리길 바랍니다.



기도


이 사랑을 받았고 이 사랑을 나누는 자로 세우셨으니 열심히 살게 하시고, 울고 기도하게 하옵소서. 내가 가는 길마다 발자국마다 하나님께서 함께하시는 줄을 예수 안에서 확인하게 하옵소서. 이 인생이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위대한 인생인 줄 알고 멋있게 살아 내게 하옵소서. 그리하여 하나님의 영광과 능력을 드러내는 우리 자리가 되게 하여 주시옵소서.

다시 보는 로마서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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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보는 로마서

『박영선의 다시 보는 로마서』는 남포교회 설립 30주년 기념설교집으로 만들어졌다. 박영선 목사는 교우들에게 부치는 편지에서 “교회 설립 30주년에 이르니 우리 모두의 얼굴과 인생에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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