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최고의 서사시 두 편이 ‘분노’와 ‘무기’로 시작하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예수님이 십자가에 달리신 것은 그리스-로마 세계에서다. 그리고 바로 그 세계에서 예수님에 관한 원래의 유대 메시지가 폭넓게 알려지고 초기 형태를 잡았다.
십자가형이 목숨을 끊기 위해서만이 아니라 모멸감을 주기 위해서 의도되었다는 핵심을 놓치기 일쑤다. 십자가형은 고대 세계의 권력자들이 누가 실세인지를 백성에게 보여 주고 저항 의지를 꺾으려고 의도적으로 마련한 핵심 장치였다.
십자가형은 인간이 고안해 낼 수 있는 가장 끔찍한 파멸이었다.
사람을 십자가에 못 박은 이들은 십자가형이 자신들의 절대 권력을 주장하고 희생자의 절대 비하를 보장하는 가장 확실하고 끔찍한 방식이기에 십자가형을 택했던 것이다.
로마인들이 사회적으로나 정치적으로 허세를 떠는 범죄자를 조롱하기 위해 십자가형을 사용한 방식이다. 이들은 사실상 이렇게 말한 셈이다. “네가 높아지고 싶으냐? 좋다. 우리가 너를 ‘높여 주겠다.’” 이처럼 십자가형은 고문으로 서서히 사람을 죽이면서 수치심을 주고 대중에게 경고할 뿐 아니라, 거만한 반역자들의 야망을 풍자했다.
십자가에는 이미 사회적 의미가 있었다. “우리는 우월하고, 너희는 매우 열등하다.” 정치적 의미도 있었다. “여기는 우리 담당이다. 너희와 너희 나라는 아무 쓸모가 없다.” 따라서 신학적 혹은 종교적 의미도 있었다. 여신 로마와 신의 아들 카이사르는 다른 모든 지역 신들보다 우월했다.
그리스-로마 세계에는, 예수님의 십자가가 그토록 빨리 특정한 의미—예수님이 “우리를 위해”, “우리 죄를 위해” 죽으셨다는—를 얻게 되었는지를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될 만한 주목할 만한 특징이 있다. 기독교의 복음 선포에서 너무나 익숙한, 한 사람이 다른 누군가를 위해 죽었다는 개념은 고대 유대 문서보다 고대 이교도 문서에서 훨씬 더 확실히 눈에 띈다. (실제로 고대 이스라엘에서는 거의 찾기 어렵다. 앞으로 살펴보겠듯이, 예외도 중요하기는 하지만 말이다.)
● 유대 세계 내에서
예수님도 그분이 하실 일을 하기 위한 시기로 유월절을 선택하셨고, 첫 그리스도인들은 그분의 죽음을 이해하는 주요 해석의 렌즈로 유월절을 돌아보았다는 점이다.
● 신약성경에 접근하기
우상은 권세, 곧 인간이 하나님의 세상에서 마땅히 행사해야 할 권세를 잡았다. 우상을 숭배하는 인간들이 우상에 권세를 넘겨준 것이다. 하나님의 새로운 세상과 그 안에서 새로워진 인류를 위해서는 이 우상들이 깨져야 한다. 우상숭배의 결과인 죄가 인류를 세상의 신이 아닌 것들의 노예로 삼았기에, 죄를 다루는 것은 단순히 인류를 해방하여 천국에 보내는 것보다 더 심오한 영향을 미친다. 죄에서 벗어난 인류는 우상의 손아귀에서 해방되어 살아 계신 하나님을 예배하고 그분의 형상대로 새로워질 수 있다.
성경에서 죄를 처리하고 우상의 권세를 깨뜨려 새로운 창조세계를 불러오려는 하나님의 계획은 이스라엘 백성에게 집중되어 있다. 신약성경에서 그 초점은 이스라엘을 대표하는 메시아로 좁혀진다. 메시아는 이스라엘을 대신하여 창조세계를 회복하시려는 하나님의 계획을 성취하신다. 이것이 우리가 이 책의 나머지 부분에서 하려는 이야기를 간단히 요약한 내용이다. 예수님의 모든 제자들을 사로잡은 혁명적인 이야기 말이다.
어떤 사람들은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성취하신 일’을 가리켜 ‘속죄’라고 한다. 하지만 성경에 나타난 의미는 훨씬 더 포괄적이어서, 예를 들면 로마서 8장이나 히브리서 전체에서 보듯 예수 메시아의 십자가형뿐 아니라 부활과 승천까지 그분의 사역 전반을 포함한다.
확실히 사복음서는 예수님의 공생애와 멀리는 그분의 탄생 전에 주어진 예언들을 통해 예수님을 “자기 백성을 그들의 죄에서 구원할”(마 1:21, 개역개정) 자로 묘사한다.
초기 그리스도인들에 따르면, 첫 번째 성금요일 저녁 6시에 세상은 완전히 바뀌었다. 무엇이 달라졌는가? 왜 달라졌는가? 이 혁명적 차이는 오늘날 우리에게 어떻게 도전하는가? 어떻게 우리를 수치스럽고 불명예스럽게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님을 따르라는 소명으로 소환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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