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관련된 성경구절들의 해석/
II. 본론: 신학과 법학의 만남/
바울신학의 새 관점과 정지조건부법률행위:신학과 법학의 만남-김병국/
신앙과 학문 제20권 제4호(2015. 12)
(5) 온전함을 이룸, 율법의 마침
"40 이는 하나님이 우리를 위하여 더 좋은 것을 예비하셨은즉 우리가 아니면 그들로 온전함을 이루지 못하게 하려 하심이라"(히 11:40). '온전함을 이루지'에 해당하는 헬라어 동사는 '텔레이오오'라는 동사인데 '완전하게 하다, 완성하다, 끝마치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이 단어와 같은 어군에 속한 명사가 '텔로스'인데 이 단어는 '끝마침'이라는 뜻과 함께 '목적'이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목적론적인'이라는 뜻의 영어 단어 teleological의 어원이 바로 이 '텔로스'이다]. 그런데 이 '텔로스'가 "4 그리스도는 모든 믿는 자에게 의를 이루기 위하여 율법의 마침이 되시니라"(롬 10:4)에 서 사용되고 있다.
예수님은 율법을 완전하게 하기 위해서 오셨다. "17 내가 율법이나 선지자를 폐하러 온 줄로 생각하지 말라 폐하러 온 것이 아니요 완전하게 하려 함이라"(마 5:17). 이런 의미로 로마서 10장 4절을 해석하면 그 의미는 "그리스도는 모든 믿는 자에게 의를 이루기 위하여 율법의 완성이 되시니라"가 된다.
그렇다면 율법을 완성한다는 것이 무엇일까? 그것은 하나님께서 율법을 처음에 인간들에게 주셨을 때 가지셨던 본래의 의미를 성취하는 것이다. 하나님의 의도는 인간들을 구원함이었다. 그러나 인간들 스스로의 힘으로는 율법의 요구를 성취할 수 없었다. 그것을 알고 계셨던 하나님께서는 예수님의 십자가라는 '정지조건'을 하나님 스스로에게 부여하셨고, 이제 예수님의 십자가가 성취됨을 통해 율법은 그 본래의 취지가 완성된 것이다.
그리스도는 '모든 믿는 자'에게 의가 이루어지게 하셨다. 모든 믿는 자들에는 구약의 성도들도 포함된다. 그들에게 의가 이루어진다는 것은 그들이 의롭게 됨을 말한다. 즉 구원이 완성되는 것이다. 그들에게 의를 이루기 위해 예수님께서는 율법의 완성이 되셨다. 하나님께서 계획하셨던 대로 십자가의 죽음이라는 '정지조건'을 성취하심을 통해 율법을 완성시키신 것이다.
(6) 갈라디아서 4장 4, 5절
"4 때가 차매 하나님이 그 아들을 보내사 여자에게서 나게 하시고 율법 아래에 나게 하신 것은 5 율법 아래에 있는 자들을 속량하시고 우리로 아들의 명분을 얻게 하려 하심이라"(갈 4:4-5)
때가 차매 즉 하나님이 예정하셨던 때가 이르매 하나님께서는 그 아들을 여자에게서 나게 하시고 율법 아래에 나게 하셨다[더 빗(De Wit)은 우리가 '율법 아래'를 '율법주의 체제로서의 율법 아래'(under law as a system of legalism)로 해석해야 하며, 이것을 다른 의미로 해석할 여지가 없다고 강력하게 주장한다. De Wit, 1980: 218]. 율법 아래(휘포 노무) 나게 하신 것은 율법 아래 있는 자들을 속량하시기 위해서였다. 율법 아래 있는 자들은 누구인가? 구약시대에 속한 자들이다[롱게네커(Longenecker)는 율법 아래 나셨다는 것은 예수님이 하나님의 토라에 대한 의무 아래 있는 '유대인'으로 오셨음을 뜻한다고 주석한다. Longenecker, 1990, 2003: 439]. 율법 아래 있는 자들은 예수님과 사도 바울 당시에 예수님을 믿지 않던 유대인들로 좁혀서 해석하는 것은 근거가 없다. 왜냐하면 헬라어 원문은 '투스 휘포 나무'라고 하여 그들의 범위를 더 이상 한정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본문이 지칭하는 것은 율법 아래 있는 모든 자들이다. 예수님의 십자가라는 '정지조건'이 이루어지기 전에 하나님이 주신 율법에 따라 하나님을 믿었던 구약의 모든 성도들을 포함한다. 그들은 하나님을 믿었으나 히브리서의 표현대로 증거만 받았을 뿐이다. 그러나 이제 예수님을 통해 '정지조건'이 성취되었고 그들을 향하신 하나님의 구원은 온전하게 되었다. 그들은 이제 완전히 속량된 것이다.
